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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자 또는 동반자
주말 시골집에서 옆집 언니가 말했다.
내 얼굴이 왜 반쪽이 되었냐고..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남편도 눈치 채지 못하는 얼굴 빛을 언니가 알아봐 주다니..
옆집 언니의 따뜻한 말 한 마디에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스트레스에 짓눌린 요즘,
밥맛도 잃어 입 안이 까칠해져서 겨우 입에 풀칠만 하고 있다.
8~9시간 숙면을 취하던 잠 습관이 겨우 6~7시간 정도 잔다.
점점 더 남편과 교감이 힘들어진다.
이제는 목석 정도가 아니라 돌로 만든 사람처럼 느껴진다.
흡사 바위와 솜뭉치처럼 우린 달라도 너무 다르다.
열정이 사라진 자리에 우리는 교감을 채울 수 없었다.
그나 나나 생겨먹은 질료 자체가 달랐으니까.
힘들 때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어 주지 못한다면
진정한 동반자라고 할 수 있을까..?
요즘 절절하게 드는 의문이다.
마음과 정서가 통하는 사람과 늙어간다는 것이야말로
궁합의 진정한 종결이 아닐런지..
주변에서도 그런 부부는 그다지 많아 보이지는 않은 것 같다.
어쩌면 결혼의 속성이 본래 그런 지도 모른다.
반면 딸아이는 미주알 고주알 설명하지 않아도 통하는 그 무엇이 있다.
피를 나누어서 그럴까..?
오늘, 에너지가 엥꼬된 나는 출근하면서 딸에게 말했다.
"충전~"
딸애는 나를 꼭 안아주면서 말했다.
"엄마, 힘 내~~"
딸에게 기운 충전 받은 오늘은 한결 기운이 난다.
이래서 딸이 좋은가 보다.
동지같은 동반자같은 딸도 몇 년 있으면
자신의 가정을 꾸리기 위해 독립하겠지..
정서적으로 맞닿아 있지도 감정이 통하지도 않을 남자와
단 둘이서 여생을 보내야 한다는 현실.. 서글프다.
이 나이에 꿈을 꾼다는 것은 염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끔 꿈을 꾼다.
남자든 여자든 서로 마음이 통하는 어떤 이와
친구처럼, 남편처럼, 아내처럼, 동생처럼, 언니처럼, 동지처럼..
시골집에서 늙어가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이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현실은,
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하는 태산만큼 높고도 험한 고지가
수도 없이 도사리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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